미용 의료기기 기업 '이루다', 코로나 셧다운 극복 비결은

2021.07.30


공감언론 뉴시스 newsis

 
홈제품 아닌 의료용, 코로나 폐쇄에 위기
해외보다 내수 비중 높여 실적 타격 없어
시크릿RF 판매 늘면 소모품도…"효자상품"
홈제품·VSLS, 연말 허가·내년 상반기 판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시장이 연달아 셧다운(폐쇄)되면서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죠. 하지만 그동안 미국과 유럽, 중동을 넘어 아시아까지 판매국을 다각화하고 화상으로 꾸준히 소통해온 덕분에 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김용한 이루다(164060) 대표는 지난 29일 경기 수원시 본사에 방문한 뉴시스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대면이 어려워진 중국 고객사와 화상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이루다는 지난 2006년 설립된 미용 의료기기 제작·판매 회사다. 고주파와 레이저, 초음파 등을 피부에 쏘아 흉터를 없애거나 피부를 재생하고 백반증 등을 치료하는 기기를 개발해왔다. 미용 제품이지만 일반인을 위한 홈제품이 아닌 병원 등에 납품하는 의료용인 만큼 지난해 닥쳐온 코로나19 사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취재진 우려에 "해외 납품처가 차례로 폐쇄됐는데 마침 국내는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됐던 때라 내수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죠"라며 "해외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이전보다 국내 매출이 늘어 전체 실적엔 큰 타격이 없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루다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품은 협력사에 요청해 납품 받고 본사에서 이 모든 것을 조립하는 공정 라인을 갖추고 있다. 직원 각자가 한 부품만 담당해 여럿이 제품 하나를 완성하는 일반적인 생산라인과 달리 1인이 한 개 제품을 총 완성하는 식이다. 고주파 등 정교함이 필요한 장비인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루다는 '프락시스'와 '비키니' 등 다수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했는데, 그 중 '시크릿RF'는 고주파를 이용하면 발생하는 열손상, 바늘을 찌를 때 생기는 피부손상을 개선해 주목 받았다. 해당 기기는 미국에서만 이미 2000대 이상 판매됐을 정도다.

김 대표는 "피부를 찌른 바늘과 카트리지는 위생 문제로 한 번 쓰면 반드시 버리게 돼있습니다. 저희가 이 기기를 판매할수록 바늘과 같은 소모품에서도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국내에서도 판매가 계속되는 만큼 저희 효자상품이죠"라고 소개했다.

 


지난 2011년 대표에 취임한 그는 창업에 연구소장으로 합류했다. 남성에게는 낯설 수 있는 미용 업계에 발을 들인 계기를 묻자 "제가 구미전자공고 전자과를 나왔어요. 같은 과 친구들은 보통 IT분야로 현장실습을 가는데 어쩌다 저는 초음파 진단기기 부품을 만드는 회사에 간 거에요. 그 때 경험으로 자연스레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편견에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연구소장을 역임할 때만 해도 먹고사는 문제도 아닌 이 미용이 얼마나 사람들 삶에 영향을 끼칠까 반신반의했어요. 하지만 대표가 된 뒤 병원 관계자도 다수 만나며 생각이 달라졌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에게 전해 들은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한 산후우울증 환자가 정신과 치료를 해도 차도가 없더래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원인이 출산 후 급격히 불어난 몸에 생긴 튼살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료진이 저희가 개발한 기기로 튼살 제거 치료를 병행했는데요. 예전 모습을 되찾자 자신감을 얻어 우울증도 극복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제품이 누군가에게 심리적 치료를 넘어 삶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자긍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됐죠"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루다는 내년 하반기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에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기존 제품을 가정에서도 쓸 수 있게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기존 레이저 장비가 혈관을 손상 시켜 부작용을 일으키는 문제를 개선한 혈관구제레이저수술(VSLS) 장비도 출시한다. 연말께 제품 개발을 마치고 허가를 완료한 뒤 내년 상반기 판매를 목표로 한다. 

최근 국내에서 약 5년 간의 특허 싸움 끝에 승소한 이루다는 무엇보다 특허 분야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특허를 출원했다.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이런 일을 겪지 않았다면 그 중요성을 몰랐을 것"이라며 "회사의 차세대 먹거리인 만큼 특허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1년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성장했지만 이제 혁신 제품을 기반으로 한 단계 뛰어넘어야 할 때"라며 "특허 완료하고 상용화하면 내년 하반기엔 지금 보다 도약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newsis.com/view/?id=NISX20210729_000153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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